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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안아주기

 
나는 잠귀가 참 밝은 편이다. 자다가 무슨 소리가 나면 잘 듣고 일어난다. 승민이 태어나서 어릴 때도 그랬고, 여원이가 태어난 지 일주일 된 요즘도 마찬가지로 밤에 아기가 우는 소리가 나면 금방 잠에서 깬다.

비록 잠결일지언정 '아기가 우니까 아기한테 빨리 가봐야지...' 하는 본능적인 반응인데, 아내의 표현을 빌리자면 "용수철처럼 침대에서 튀어올라 일어섬과 동시에 서랍장 위의 안경을 한 번에 잡아 쓰고 달려간다"는 것이다.

자다가 갑자기 취하는 이런 행동들이 심장에 무리가 가니까 천천히 하라는 아내의 어드바이스도 듣고는 있지만, 막상 아기가 울면 어서 가보고 싶은 마음에 몸이 저절로 움직인다.
...
입주해 계시는 산후조리사 분이 첫 휴일이어서 없었던 어제 주일 새벽 3시 무렵에도 여원이가 갑자기 깨어 울어대서 그 소리에 내가 벌떡 일어났고, 아내도 곧 따라 일어났다. 아기에게 모유를 먹일 시간이 된 것이다.

나와 아내가 다 거실로 나가자 잠자던 승민이도 갑자기 일어나 혼자 남겨진 걸 알고는 막 울기 시작했다. 그냥 우는게 아니라 몸을 사시나무 떨듯 막 떨며 나를 부른다. 승민이가 그렇게 놀라 온 몸을 부들부들 떠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동생이 엄마 젖을 먹어야 되기 때문에 일어난 것 뿐이라며 승민이를 꼭 안은 채 계속 안심시키고 쓰다듬어주기를 한참 하고 난 후에야 승민이가 안정을 찾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동생이 생기면 첫째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심술도 부리고 한다던데, 승민이는 심술을 부리거나 하진 않았지만, 갑자기 바뀌어가는 모든 주변 상황 때문에 알게 모르게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승민이를 더 안아주라'고 조언해준 가족들의 말대로 승민이를 더 많이 안아주고 소외감 느끼지 않도록 보듬어 주어야 하겠다.


 

D9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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